한국방송 KBS의 인기프로그램 1박 2일에서 계획했던 남극행이 무산됨에 따라 새롭게 기획한 코리안루트편 첫방송이 어제(2010년 4월11일) 방영되었습니다. 워낙 시청율이 높은 프로그램이기에 매회 방송이 끝나면 방송에 대한 여러 글들이 단골처럼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기도 하지만, 이번 코리아루트에 대한 대부분의 글들은 대체적으로 "재밌었다"로 모아지는 듯 보였습니다.
어차피 재미로 보고 순간을 즐기기 위한 예능프로그램이기에...
뭘 더 바랄 것도 없고 순전히 그저 메마른 웃음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써 가끔 보는 프로그램에 불과 합니다만, 이는 저만의 생각일 뿐이고...
1박2일은 국내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대표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측면에서 -그 뿐만 아니라 공중파라는 전파의 파급적 효과와 성격을 생각했을 때도- 어제 본 1박2일에 대한 아쉬운점... 아니 당연히 정정되어야 할 사안이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1박2일의 코리안루트는 남극행을 대신하여 -남극행이 무한연기 됨에 따라 출연자들의 타방송 출연 취소를 보완해주는 취지도 있는 듯 합니다- 국내의 해안선을 따라 동해에서 서해까지 이르는 경로로 1박2일이 아닌 장장 3박4일 동안 경유하면서 각 목적지 마다의 특산물과 풍경들을 소개하며 출연자들이 함께 겪는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그런데, 첫 방송이 시작되면 1박2일의 구심점을 맡고 있는 강호동이 내 뱉은 멘트는 뭔가 좀 잘 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원도 고성이 대한민국 최북단?
진행자 강호동은 분명히 1박2일의 코리안루트 방송 시작을 알리는 대사에서 강원도 고성이 대한민국 최북단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이어 말하는 대사에서 바로 윗쪽이 북한 땅이라고 한 것을 감안할 때 현실적인 표현으로서 그렇게 말한 것일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건 좀 아니지 싶었습니다.
더구나 생방송이 아니기에 사전에 편집을 하면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었음에도 이를 오히려 확실히 하고자 하려는 듯 자막까지 친절하게 보여주는 건 무슨 의도인지... -자막 처리를 확인해 보니 자막은 대한민국 최전방이라고 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행자 강호동의 멘트를 가리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대사를 보조한 느낌이기도 했으니... 저 역시 그렇게 봤던것 같습니다. 만일 멘트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면... 정정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가지 덧붙이자면, 분명 이번 1박2일의 부제목은 "코리안루트"라고 했습니다. 코리안!!!...
내땅, 네땅 운운하는 것 같아서 거북하기도 합니다만,
대한민국의 헌법 제 3조에는 분명히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최북단은 함경북도 온성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남과 북을 따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통일 한반도를 중심에 둔 가치의 상징적 의미를 헌법에 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 대한민국의 최북단은 강원도 고성이 아니라 함경북도 온성!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아무리 그저 웃고 즐기고 마는 예능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물론 기본적으로 그러한 것을 기본에 두고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겠지만- 보다 세심하게 따져보고, 검토하여 최종적으로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이 도리 아니었을까... 그랬다면, 적어도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개인의 의견에 불과하지만, 이런 구차한 글 또한 쓸 필요도 없었을 겁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도 즐겨 보는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방송을 -이것이 실수 인지 의도인지는 솔직히 알 수 없습니다.- 내보냈다는 건 충분히 이의를 제기할만한 사안이고 분명 수정되어야할 사항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잖아도 독도 문제로 국가 영토에 대한 민감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요즘인데...
헉~! 그러고 보니... 이런 작은 것들이 모아져서 이렇게 저렇게 사람들의 의식들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도 되는군요... 이런 것도 Headfake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으~ 이젠 아주 소설을 쓰는 수준에 이르는 듯 하여 국가적 폐해 아닌 폐해 속에 살고 있구나라는 자괴감 마저 듭니다.-
이 생각과 연결지어져서...
문득, 예전 해외 출장 중에 만난 조선족과의 대화 중에 있던 일화가 생각났습니다.
잠시 그 조선족분과 대화를 하던 중 어찌하다가 제가 같은 민족이고 동포이라는 생각으로... 같은 나라 사람이라는 뉘앙스로 얘기가 전달되었던 것 같은데... 아주 단호하게 자신은 중국인이라고... 얼굴 마저 굳어지면서 정색을 하던 기억이 -분명 실수한 건 맞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표시까지 낼 필요가 있었을까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라는 무시무시한 정책 속에 같은 동포라고 생각했던 조선족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와 역할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솔직히, 세계인이 하나가 되고 서로 상호작용하며, 자유롭게 소통하는 의미로써 함께한다는 취지에 있어서는 아주 적극적이라고할 수는 없어도 수긍하고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 내제된 의도 속에 어떤 패권 또는 지배야욕이라는 보이지 않는 더 큰 힘의 소유를 밑바탕에 두고 있는 여러 모습들을 생각할 때 1박2일의 이번 대한민국 최북단 방송 내용은 정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천안함 모금 방송을 비롯하여... KBS가 보여주는 행보들을 보면, 중심이 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그저 나 살기 바쁘고... 그렇게 나만 살면 된다는 생각에서 KBS의 구성원들이 방송제작에 몸을 담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료 수집 차원에서 이 글을 쓰면서 확인한 바로... 이미 우리들 대다수도 휴전선 부근의 위치들을 표현할 때 최북단이란 표현을 당연한 듯 하고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역시 우리는 섬에 살고 있구나를 다시금 확인합니다.
▲ 이미 익숙한 분단의 고착화와 남한과 북한을 나누는 땅의 구분에 대한 보편적 인식들의 증거
▲ 하나의 땅으로 연결되어 있어도 자유롭게 다가갈 수 없는 이상한 땅덩어리 한반도
그렇지요? 우리 대한민국은 섬! 섬입니다. -.-;
그걸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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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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