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주를 다녀온다는 내용을 포스트를 통해 말씀드렸던 것처럼 2박3일 같은 4박5일의 여정 그대로 제주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제주에서의 시간을 보내면서 많이 보고 느끼는 것 만큼 블로그에 남길 소재들이 머리를 가득 매우고 있었지만... 메멘토적인 고질적 기억의 한계는 메모할 수 있는 여건적 한계로 인한 부실한 기록의 여파로 글을 쓰려고 하는 지금 역시나 그 많던 소재가 어디로 다 날라갔는지... 난감하기만 합니다. -.-;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
▲ 이국적 정취를 물씬 풍기는 제주
다른 무엇보다도 이번 제주를 다녀오면서 가장 크게 느낀건 이전에 알지 못했던 제주의 아름다움과 깨끗함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새로운 제주를 발견한 느낌이란 표현을 하면서도 왜 이제야 알았을까라는 안타까움과 함께 이렇게 아름다운 섬 제주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 여겨질 만큼 마음도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제주 여행을 예정하고 있음을 알렸던 포스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슬픔을 간직한 곳으로써의 제주에 대한 미안함 역시 그대로 마음 속에 두고 있었으며, 이 무슨 날벼락인지... 풍성함으로 한가위만 같기를 기원한다는 그 추석이 물난리로 많은 분들이 보냈을 편치 못한 추석명절을 생각할 때 저만 좋은 구경 하고 온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새롭게 발견한 아름다운 섬 제주의 풍경에 대한 기억들을 더듬어 그 여정을 정리하며 제주 여행에 대한 기억들을 포스트로 남기고자 합니다.
▲ 특정한 곳이 아니라도 아름다운 섬 제주
그간 시간적 여유를 갖고 제주를 다녀간 적이 없기 때문에 그랬을까요? 아니면, 패키지 여행상품을 통해 여행사에서 보여주던 말 그대로의 돈되는 상품만을 보았기 때문이었을까요? 제주의 혼탁한 상혼의 문제만 아니었다면 이번에 다녀온 제주 여행은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어느 특정한 이름이 알려진 곳이 아니더라도 제주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그 느낌이 저만의 특이함이었을까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도 제주의 멋지고 아름다운 사진들을 여럿 보았습니다만... 직접 마주한 제주는 눈 부시게 화려하지는 않아도 포근함과 자연스러움을 소박하게 간직한... 말로는 쉽게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찍는 솜씨가 부족하여 풍경 그대로를 담아 오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큽니다만... 아쉬운 대로 담아온 제주의 모습들을 함께 올립니다.-
2박3일 같은 4박5일의 제주
제주 공항에 도착한 첫날은 오후 10시가 훌쩍 넘어 차량 렌트 -차량 렌트와 관련해서는 정말 할말이 너무 많습니다만, 이야기 흐름에 맞질 않아 별도로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제주에서만 유별나게 문제될 차량 렌트는 아니겠지만... 정말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차량 렌트 문제는 공론화 되어야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와 늦은 저녁식사를 한 후 바로 숙소로 이동하여 간단히 첫날 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튿날 숙소에서 일어나 보니 밤에는 볼 수 없었던, 그야말로 제주가 아니라면 쉽지 않을 풍경이 숙소 거실의 창을 통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바닷가 인근에서 이렇게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는 건 매일 접하는 일상이라 할지라도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
숙박을 했던 콘도 인근에서 아침 식사 -여행은 먹는 즐거움을 빼 놓을 수 없을 겁니다. 이 부분도 맛있었던 곳과 그렇지 않았던 곳들을 주관적인 판단이겠으나 정보 공유 차원에서 별도로 포스팅 할 계획입니다.- 를 하고 가깝게 자리한 금릉 해수욕장을 잠시 들렀는데... 에머랄드 빛의 청정함을 간직한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를 한껏 느끼게 합니다.
▲ 금릉해수욕장의 맑고 깨끗한 바다풍경
이번 여행의 여정은 장모님과 아이들 때문에라도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 구경도 구경이지만 유리의 성 또는 선녀와 나무꾼 등 인위적으로 조성된 볼거리를 조금 많이 다녔던 터라 그러한 관광지에 대한 내용은 따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나름 괜찮다고 느낀 곳들도 있기도 하고... 본 포스트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제주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말이죠..
제주는 바다만 좋은 풍경이 아니었습니다. 가는 길 마다 육지에서 보던 길과는 어딘가 다르게 느껴지는 모습이었고, 무엇보다도 한적함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사실 이번 추석 연휴가 길었던 까닭에 각 방송과 언론에서 들려오던 이야기들은 20만에 육박하는 최대 인파가 제주를 찾는다고 하여 조금은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뉴스와는 달랐던 건지 아니면... 그만큼 제주도가 크기 때문에 그 많은 인파가 제주의 이곳 저곳으로 분산되어 그랬는지 다행이도 제주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거의 대부분의 길들이 고즈넉하고 이국적인 정취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어느 곳을 가든 제주는 바다와 산이 함께 어우러지고 있음이 좋았고... 그 좋은 느낌이 전이가 되었기 때문인지 바라 보이는 하늘의 구름 마저도 새롭게 보이면서 제주는 하늘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 송악산 입구 부근 바다 풍경
첫째날(여행 일정의 실질적 첫날)의 여정을 뒤로 하고 두번째 여정을 시작한 또다른 숙소에서 맞이한 아침 역시 바다가 있었습니다.
▲ 이튿날 머문 펜션에서 바라본 제주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
간단하지만 맛있는 아침 식사를 끝내고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보기 위한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학창 시절 감성을 자극했던 이생진 시인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떠올리게 한 성산일출봉을 찾았습니다. 탁트인 하늘과 푸른 잔디가 한껏 어우러진 성산일출봉은 제주가 자랑할만한 이름이었으며, 왜 사람들이 성산일출봉을 찾는지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습니다.
▲ 아래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 장가계 풍경을 떠올리게 했던 성산일출봉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멋진 봉우리
▲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본 제주
▲ 성산일출봉 아래 주변 풍경들
그리고 바다 건너 저편에는 길게 누운 소의 모습을 하고 손끝에 닿을 듯 우도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 제주 주변의 섬 62개 중 가장 큰 섬 우도
성산일출봉을 뒤로하고 배편으로 우도를 향해 가는 중 만난 등대도 참 멋있고 아름다웠습니다.
원래는 차량으로 배를 타고 우도에 들어 가려 했지만, 한꺼번에 우도를 찾는 여행객들이 많아 차를 타고 우도에 들어가려면 시간적인 여유가 되질 않았기 때문에 차는 주차를 시켜 놓고 배를 타고 들어가 1인당 5천원(어린이는 3천원)만 내면 우도 일대를 구경하고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횟수와 관계없이 탈 수 있는 버스로 우도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 참고로 우도를 방문하실 땐 인적이 드문 경우라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 하며, 저의 경우처럼 우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면, 우도 내에서 운행하는 버스편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우도로 가는 뱃길에서 만난 등대
▲ 우도에 도착하여 처음 눈에 들어온 방파제
버스를 이용하여 우도를 둘러보는데, 버스 기사분들의 입담도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으며 각 버스들은 우도의 가장 좋은 풍경을 지닌 곳들을 정해 놓고 코스별로 순환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암튼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이번 제주 여행에서 우도는 차를 운전하지 않고 나름 마음 편안하게 여행한 유일한 곳이 되었습니다.
우도는 생각 보다 상당한 크기로 성산일출봉에서 보았던 모습과는 달리 5.9㎢의 섬으로써는 넓은 면적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약 1,700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작지 않은 섬으로 입담 좋은 버스 기사님의 말대로 없는 것 없이 갖출 건 모두 갖추고 있는 엄연한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그것도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으로...
아래는 부족한 사진입니다만, 손수 담아온 우도의 풍경들입니다. 잘 보시면 사람의 얼굴 모습을 하고 있는 사진도 보실 수 있습니다. ^^
▲ 우도의 아름다운 풍경들
우도에는 여름 해수욕을 보낼 수 있는 안성맞춤의 해수욕장이 여러 곳이 있는데, 잠시 들렀던 서빈백사 해수욕장은 어느 해고 여름에 다시 한번 꼭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맑은 물하며... 해외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그 어떤 해변 휴양지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 깨끗한 바다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우도의 서빈백사 해수욕장
서빈백사 해수욕장은 산호로도 유명한데 아래 보이는 하얀 알갱이들이 죽은 산호들로 서빈백사 해수욕장을 더욱 정취있게 만들었습니다. 그 중 크고 예뻐 보이는 녀석 하나에 촛점을 잡아 사진을 찍었습니다. ^^
▲죽은 산호알갱이로 백사장을 이룬 서빈백사 해수욕장 그래서 산호사해수욕장으로도 불린다.
그리고 우도에서 바라보이는 가까운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은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보던 우도와는 또다른 느낌이었습니다.
▲ 우도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과 우도만으로도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벌써 2박3일 같은 4박5일의 여정에서 이제 하루만을 남기고 있다는 아쉬움이 스물쩍 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제주를 제대로 보려면 최소 일주일의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제주에서 바라 본 추석 하늘의 보름달도 다른 해에 보던 것과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이를 두고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제주에서 맞이한 보름달 한컷. 그런데 옆에 작게 보이는 별은 어딜까요? ^^
이틀 동안은 동일한 펜션에서 숙박을 했었기 때문에 전날에 보았던 바다를 똑같이 마주하고 기분 좋게 제주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 첫 장소는 아시아에 유일한 해안 폭포인 정방폭포...
폭포를 보기 위해 입장권을 구입하는데... 그곳 관리하시는 분의 말씀으로 추석을 전후하여 비가 내린 탓에 물줄기가 더욱 힘있고 더 많은 양이 내려와서 정방폭포가 더욱 보기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덕분에 좋은 구경을 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추석 물난리로 고생하실 분들에 대한 미안함도 함께 들었습니다.
▲ 동양 유일의 해안 폭포인 정방폭포
마음 같아서는 제주의 품이라고 할 수 있는 한라산을 한번 더 가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만, 장모님과 아이들을 위해 미리 매표해 놓았던 인위적 볼거리를 위한 여정으로 인하여 마음을 접고 가는 길에서 바라보여진 한라산을 정겨운 마음으로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 제주의 중심을 이루는 제주의 상징 한라산
관광지로 조성된 제주의 여러 볼거리 중에서 6~70년대를 살았던 이들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곳으로 유명한 선녀와 나무꾼을 찾아가는 길목의 삼나무 터널길을 지나며 사진 한장을 찍었습니다. 그 길을 지나며 아기자기한 아름다움과 멋을 지닌 곳 중에서 제주만한 곳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끝없이 이어진 숲으로 조성된 아늑함이 물씬 풍기는 제주의 멋진 도로길
그리고 제주에서의 마지막은 4.3 평화의 공원을 다녀오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처음 여정 속에는 계획하지 않았지만, 볼꺼리 관광지로 들렸던 선녀와 나무꾼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음을 알고 저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부랴 부랴 달려가게 된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4.3 공원에 도착을 했지만 개관 시간인 6시를 넘기고 말아 4.3 기념관 내부는 들어가지 못하고 공원에서 제주의 아픈 기억들을 더듬고, 마음의 묵례만을 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무거운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제주 4·3 사건(항쟁)은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자 수조차 파악되지 않은 대한민국 근대사의 슬픈 역사입니다. 당시 25 만여 명의 도민 중 약 8분의 1에 이르는 2만5천~3만 명의 학살 피해자를 냈다고 알려진 것이 현재까지 정설로 되어 있지만, 희생자 수는 주장하는 바에 따라 8만 명 이상이 희생되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 4.3 항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우리들의 사전 위키백과사전을 참고하시면 보다 자세히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제주 4.3공원에 들어서 바라본 하늘도 숙연한 듯 보였습니다.
4.3 공원을 나와서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4.3공원에서 가까운 신비의 도로(일명 도깨비 도로)를 어둠을 뚫고 달려갔습니다. 그곳에 잠시 들러 경사진 도로에서 거꾸로 차가 올라가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짧은 2박3일 같은 4박5일의 순수 여정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정말 2박3일과 다를 바 없는 여정이었기에 비용의 손해도 적지 않았지만, 그보다 아쉬움은 두배 세배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여러 아름답고 보기 좋은 경치들이 적지 않겠지만... 마음 먹고 다녀가야하는 곳 제주의 아름다움은 더더욱 가치있게 느껴졌고 그 어떤 수식어도 아깝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장모님의 회갑에 맞춰 비용은 가능한 고민하지 않고 보낼 것을 계획하였기에 한편으론 그만큼 더 가깝게 제주를 둘러보질 못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주를 떠나오며 생각한 것은 다음 제주를 찾게 된다면, 돈이 아니라 시간을 넉넉히 준비하여 제대로 제주를 다녀 보리란 생각이었습니다.
만일 이번 여행에서 제주가 지닌 자연의 아름다움처럼 관광지라는 상혼의 혼탁함이 덜했더라면, 더 없이 좋은 기억이었을 겁니다. 렌트와 숙박 그리고 먹거리 등등 소비에 있어서 덤벙 덤벙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먹고, 자고 다니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는 건 정말 제주도에서 관광과 관련한 업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생각해볼 사안이 아닌가 합니다.
제주... 새롭게 발견한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의 짧은 여정에 대한 정리는 이렇게 마무리 짓고, 이후 포스트를 통해 관광지로써의 제주와 먹거리와 인위적 볼꺼리에 대한 내용들 그리고 그와 관련하여 떠올렸던 생각들을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혼자만의 감흥으로 그만 늘어지듯 길기만한 기행문(紀行文) 아닌 기행문(忌行文)이 된 것 아닌가 싶어 여러모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런 저런 죄값을 받은 건지 제주를 다녀오면서 덤으로 얻어 온 감기로 인해 늦은 시간 포스팅을 하면서 정리한다는 것이 제대로 글을 서술하지 못하게 된 원인도 좀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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