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디자인을 보면서 포스팅을 할 때면, 나름대로의 디자인에 대한 생각들을 이야기 하곤 했습니다. 아마도 그 중에 가장 많이 언급했던 건 "필요성" 또는 "불편함"에 대한 어떤 "발상"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런데, 그 필요성이라고 하는 것이 "나"로부터 출발한 것이 아니라고 했을 땐 얘기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욱이 그것이 불편함을 겪을 적지 않은 어느 타인들을 향한 것이라면, 그건 인간적인 감성의 가치로 승화 될 수 있는 또다른 의미가 부여된다고 생각됩니다.
2010 홍익대학교 프로덕트 디자인 졸업작품으로 알려진 "The See With Fingertips"는 바로 그러한 디자인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디자인의 컨셉은 앞을 보질 못하여 불편한 분들을 위한 식판입니다. 첨부된 동영상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앞을 못보는 분들에겐 먹는 것 조차도 참 어려운 일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 분들에겐 불편함이 익숙해지고 그런대로 자신만의 어떤 노하우를 갖게 될 수는 있을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불편함을 당연한 것으로 볼 수 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The See With Fingertips (점자식판) 디자인은 보기에도 좋지만, 시력이 없거나 아주 안 좋은 분들을 위한 기능적 요소들이 여럿 녹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테두리의 점자가 새겨진 면이 높이가 조금만 더 높았으면 좋았겠단 생각을 했는데, 이런 부분이야 쉽게 수정할 수 있는 것일테니...
The See With Fingertips
Designer : Keum Eun-byeol & Park So-mi
이미지 출처 : www.yankodesign.com
기본적으로 이러한 발상을 하고 사람으로써 최소한 먹는 것 하나만이라도 사람답게 즐길 수 있는 기능적 디자인을 제시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그것이 불편한 타인을 향한 배려에서 출발한 디자인이란 점에서 나의 불편함 또는 필요성의 요구 보다 충분히 값진 디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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