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

속에서 너무 졸렸다. 이게 말이 되나? 잠을 자고 있는데 졸리다고? 하지만 졸렸어…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이걸 그냥 지나칠 뻔했는데, 다행히 이야기하는 중에 생각이 났지.


자고 있는 내가 꿈속에서 하염없이 졸음이 쏟아져 눈이 그냥 절로 감기는데, 잘 수 없는 상황이라 어찌할 수 없던 고문과도 같은 그 괴로운 느낌... 현실적으로 보자면 말이 안 되지만, 이게 말이 돼.


정말 생각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게 너무 많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에둘러 어렴풋하게 수긍하곤 그러려니 하며 때때로 감정을 쏟아내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다른 누가 아니라 내 지난 편린들만 살짝 들춰도 얼굴이 다 화끈거려.


아이의 도벽을 훈육한다며 골프채로 아이를 때린 아빠가 아이로부터 격리 조치되었다는 기사를 접했어. 보통 해당 기사보다 그 기사에 남겨진 댓글이 생각의 흐름을 자극하곤 하는데, 그런 생각 아닌 생각은 대개 어떤 숙고한 결과가 아니라 글에 대한 반응을 접하는 과정에 설득된 결론인 경우가 많고, 이번에도 그랬지.


"아무리 그 도구가 골프채였거니...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데, 그래서 아이의 도벽 버릇을 없애기 위해서 훈육 차원으로 든 매인데, 아빠를 격리하다니 좀 심하지 않았나??..." 라는 그야말로 망측한 망상이 내 생각의 결론인 듯했으니.


▲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 www.thoughtco.com/what-is-a-paradox-1691563 / 일부 수정



조금만 생각해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고, 지금의 분위기(?)로 보면 이건 범죄로 재단되는 상황이지만, 과거의 틀 속에 사는 이들에게 그건 지극히 이성적이고 여유가 있을 때로 한정되기도 하지. 그렇기 때문에 세상이 복잡하고 혼을 빼놓을 정도로 정신없이 흘러가도록 하는 건지도 몰라.


무엇이든 그렇겠지만 시각에 따라서는 그 아빠 또한 피해자이기도 해. 그런 모습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처럼 스스로 갖게 된 건 아닐 테니까. 그런 차원에서 정말 잘못된 건 그런 분위와 환경에 있지 않느냐는 거야. 내 결론은. 그래서 세 살 버릇 여든 보다 견물생심이 더 공감이 돼. 나는.


어려서부터 자주 듣던 말이 있어.

나이 들면 머리가 녹스니까 공부해야 하는 혹은 할 수 있는 지금 열심히 하라고. 밑도 끝도 없이.


뭐~ 그렇게 보이기도 했고, 그런 연유로 그건 진리처럼 받아들이기도 했었지. 왠지 어린 눈에도 노인들은 어딘가 많이 부실해 보인 건 사실이었거든. 그게 생각한 대로 보이는 것임은 알지는 못하고. 그래서 그렇게 어떤 대체성 혹은 일정한 공통점을 두고 학문적 인양 현상학이라고 하던가? 허~! 뭘 안다고?


구라모토 유키(유키 구라모토라는 이름이 "길동 홍"처럼 부른 것이라는 사실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겠지)가 최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다음과 같은 말이 공감이 간 건 그래서였을 거야.


기자: 현실적으로는 손가락의 파워나 속도가 젊은 연주자들에 비해 떨어진다고 느낄 법도 한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교와 깊이 중 어떤 부분이 더 풍부해지고 있나요?


유우키: 믿기 어렵겠지만 양쪽 면에서 다 상승하고 있어요. 나이 들수록 잡무가 줄고 연습할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빠른 시간 안에 감수성이 완전히 열리고 기교도 깊이도 좋아져요. 나는 15년 전보다 지금이 더 잘 연주한다고 생각해요. 건강관리만 잘한다면 70살도 80살도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웃음).


사실, 늙으면 머리가 녹슨다는 그 말자체가 문제는 아냐. 그걸 말하려는 것도 아니고. 마찬가지로 단지, 훈육이다 아니다의 논란도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그게 제 생각이라도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마치 그것만이 진실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강요한다는 데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야.


▲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 flickr / 일부 수정



알아. 이 역시 하나의 사실 혹은 나의 의견일 뿐이라고. 아무리 아니라고 우긴들 하나의 생각에 불과하니까. 독재자가 아니라면. 다만, 생각은 곱씹어 봐야 하고, 그 결과는 의견으로 남아 각자 판단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강요가 아니라.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처럼.

어쩌면 말이지.







Share |

{ ?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BLOG main image
디지털리스트 hisastro
디지털 세상은 나눔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치 사람人이라는 글자처럼... 따끈따끈한 디지털 기기처럼 따스한 마음으로 함께하고자 합니다.
by 그별

카테고리

Blog 칸칸 (2087)
디지털이야기 (885)
생각을정리하며 (366)
내가엮는이야기 (11)
타임라인 논평 (80)
좋은글 (42)
짧은글긴기억... (136)
기능성 디자인 (154)
아이작품들 (36)
맞아 나도그래 (13)
사회복지정보 (27)
그냥 (238)
제안서 만들기 (97)

달력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get rssget rss Tistory 디지털hisastro rss

따끈한 포스트를 배달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