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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 봄쯤의 기억이다. 어느 길을 지나는 중에 같이 사는 이가 복권가게가 있다고 말했다. 워낙 복권 같은 요행수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그렇다고 복권을 사자는 말까지 꺼내지는 않았다.


문득 사고 싶어 하는 눈치라서 한번 사 볼까? 하고 말을 건넸다. 아니나 다를까. 그 말이 무섭게 차를 갓길에 세웠고, 그는 재빨리 차에서 내려 복권가게로 향했다.


대체 그 복권… 아니 그 복이란 게 뭔가 생각이 들 즈음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불현듯 어제 꾼 꿈이 떠올랐다. 탄핵당한 박근혜가 나와서는 자신이 그동안 밝히지 못한 아버지의 유지라며 그것을 위해 어쩌구저쩌구 해서 자신에게 마지막 대통령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호소하는 꿈이었다.


그 꿈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 건 찰나와 같았다. 그 순간 그는 복권을 사들고 다시 차에 올라탔다. 정말 숨 한번 쉴 만큼만의 짧은 시간이었다. 이것도 우연이었을까?! 뭐~ 떠도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풍문이지만 대통령 꿈이 복권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그 말이 스치고 지난 건.


관심 없는 척하며 슬그머니 물었다. 몇 장 구입했냐고.

그는 묻지 말라고 했고, 나는 보통 하던 말처럼 그 복권 구입할 돈이면~ 뭐~ 하는 식의 넋두리 비슷한 말을 던지고는 그 꿈 얘기를 꺼낼까 하다가 접어두었다.


웃기게도 내가 이율배반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솔직히 될 리 만무하다고 확신하지만… 뭔가 미련이 남은 것은 아니냐는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었다.


사실 이전에도 나는 대통령 꿈을 꾼 적이 몇 차례 있었다. 그 복권과 가장 많이 회자되곤 하는 박정희와 그의 아내 육영수가(그 둘이 우리 집 앞에 도착하여 짚차에서 내리던 꿈이었다) 함께 나오는 꿈을 포함해서… 물론 그땐 복권을 구입하지 않았었다.


그러니 어쩌면 이번이 그 꿈의 효험을 시험해 볼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글로 남기면서 그 이율배반에 대한 핑계로 연결시키고 싶다. 근데… 좀 웃기기도 하고 뻘쭘하기도 한 것이 거시기한 마음까지 부인하긴 어렵다. 흐~ 세상 참.


▲ Modify from Rene Magritte, The Great War 1964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이 글을 이곳에 옮긴 것을 기준으로 하면 8개월가량 전).

어쨌든 이 글은 무언가를 증명할 기록이기도 하다. 결과를 묻는 내게 그는 “그냥 자시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생각을 했다.


그런 행운이 내게 있을 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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