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가 얼마 남은 것 같냐?"
"내가 너라면 접시물에 머리 박고 죽어 버릴거다. 여기서 어떻게 3년을 버티냐?"
군 훈련소를 마치고 자대에 배치받아 얼어붙은 몸으로 내무반에 앉아 있을 때 말년고참으로 보이는 이가 하던 말입니다. 군생활을 했던 이들 중 이와 비슷한 상황을 기억하는 경우는 적지 않을 겁니다.
지금 생각하면 생을 살아가는 시간에 대비하여 그 기간이 그리 긴 시간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리도 길게만 느껴졌는지... 군에서 보낸 시간을 산정해도 벌써 9번 이상을 하고도 남을 시간이 흘렀으니 말으니 말이죠. 에구~ 나이가 어지간히 든 것이 아님을 이렇게 확인하나요?!!
제대 후 가장 싫었던 것 중 하나가 군대 꿈이었습니다. 대체 분명히 제대를 했는데... 왜 다시 입대하라고 하는건지... 아무리 항변하고 증거를 제시해도 통하질 않습니다. 영락없이 꿈에서는 억울함을 안고 군생활을 다시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곤 했으니까요.
이미지 출처: aion.plaync.com
사실 군 생활을 하면서도 가장 좋았던 것과 나쁜 건 공교롭게도 같았습니다. 휴가였죠. 아이러니한 얘기같지만 당연합니다. 제대 후 꾸었던 꿈이 그만큼 군대가 싫었기 때문이었것과 마찬가지로 휴가는 잠시나마 군대라는 속박을 벗어날 수 있는 임시적 통로였고, 또 임시적 통로라는 한계에 의해 복귀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휴가 복귀는 실제 경험했던 것도 아니지만 죽을 것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누군가는 이를 이기지 못해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도 적잖이 들었고... 저는 사실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당시 방위들을 위대하다(?)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 고통을 매일 겪어야 했을테니... 흐~
이미지 출처: s79.co.kr
지금은 군대가 선후임을 나누는 기준이 6개월이라서 선후임 간의 갈등 -실제로는 일방적 괴롭힘(?)- 관계도 없을 뿐 아니라 영내에 노래방부터 PC방, 당구장 등 온갖 위락시설까지 마련되어 있어 정말 이젠 군대 생활 할만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난 해 12월 말 군에 입대하여 첫 휴가를 나왔다가 복귀하는 옆 집 아이의 모습을 보다가 하게 된 이런 저런 군대에 대한 기억입니다. 그래도 군대는 군대라는 생각은 변함없지만... 첫 휴가를 나왔다가 복귀하는 아이의 모습 치곤 그리 큰 긴장감을 느낄 수 없어 다행입니다.
▲ 뽀글이 라면이 아닌 자판기 라면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신세대 군인들.. 돈벌이의 이면이기도 하겠지만...
이미지 출처: 세계일보
군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다가 군대는 어린 나이에 다녀올수록 좋은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이내 꼭 그런것만도 아니다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어린 나이에 다녀올수록 좋다는 건 어린 나이라서 계급적 관계에서 손해 볼 것이 없다는 단편적 생각 때문이었고, 꼭 그런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은 관계의 폭넓음을 어린 나이에는 느낄 수 없을 뿐더러 나름의 고행(?)을 통해 작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어린 나이는 오히려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뭐~ 물론 군대가 필요없는 세상이 된다면 그게 최고죠.
아유... 이렇게 쓰려고 한 게 아닌데... 구상은 괜찮다 생각했는데...
생각 속에서만 그러다가 엉킨 글발이.. 뭐~ 언젠 제대로 썼나요? ㅎ ㅠ.ㅠ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파해야 할 또하나 '가식적인 사랑' (0) | 2016.04.25 |
---|---|
브라질 전 대통령 룰라의 추락이 의미하는 것 (0) | 2016.04.19 |
왜 사냐면.. 울지요 (0) | 2016.04.06 |
매일 보면서도 아름답다 느껴지는... (0) | 2016.04.05 |
21세기에는 버려야 할 두 가지 말 습관 (0) | 2016.03.20 |
순환을 알아야 해 (0) | 2016.02.29 |
나에게 집중할 필요성 (2) | 2016.02.28 |
상상과 현실은 다른 거 같아~ 모두 그런 건 아니겠지만... (2) | 2016.02.26 |
스마트한 세상은 밤하늘도 새롭다 (0) | 2016.02.25 |
내가 아이와 소통하는 법 (2) | 2016.02.2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