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

예언은 예언일 뿐. 그런 종말은 없습니다.


스트라다무스가 예언했다는 1999년 지구 종말이 그랬습니다. 또 바로 이어 21세기로의 진입에 따른 컴퓨터 버그에서 파생될 여러 문제들을 묶어 당장이라도 어찌 될 듯했던 Y2K(2천 년)의 기억도 그랬구요. 10년의 세월도 더 지난 지금에서 그때 일들을 돌아보면 우습기도 하고 기분 묘하게 착잡해지기도 합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표면화되어 일어났던 일들뿐만 아니라 소소하게 웃지 못할 촌극으로 종결된 사이비 종교들의 사건들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적잖이 있었을 겁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종말 예언
1992년, 다미신인가 다미선인가라고 하는 일부 기독교 종파 -기독교 내에서는 이단(異端)이라고 했었던- 에서 시한부 종말론을 내세워 1992년 10월 28일에 예수의 공중 재림(再臨)이 있을 것이고, 휴거[각주:1]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구글이미지 검색,  한겨레, 일부 편집 수정

 전단지를 나눠주는 마음이 함께 천당을 가자는 진정한 뜻이 담겨 있다면...
▲ 1992년 시한부 종말론으로 떠들썩했던 기억의 초상...



그때 저는 군 복무 중이었던 때였는데... 그 재림과 휴거가 말하는 의미가 무언지 조차 관심은 없고 그저 지구가 종말 한다는 말에 조금 신경은 쓰였던 건지... 제대도 하지 못하고 억울하게도 군대라는 곳에서 이 새파란 젊은 나이에 이대로 죽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던 것도 같습니다.

군에 있는 저였지만, 하도 방송이고 언론이고 온통 그때는 그 말 같지도 않은 것이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저만 그런 것은 아니었지 않았을까 자위합니다.

문제의 휴거설이 시작된 곳은 개신교 목사 출신의 이장림(李長林)이라는 사람이 1988년 8월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세운 다미선교회에서부터였다고 합니다. 정확히 그 휴거와 예수 재림에 대한 예언이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재밌는 사실은 그 이장림이란 사람은 자신이 휴거에 대한 주장을 하였지만, 그의 주장보다 그 주장을 믿는 사람들에 의해서 일이 더 커졌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그 시초의 출발적 오류가 더 문제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다미신임을 보여준 다미선교회의 사건은 이성적인 눈을 가지지 못한 대중의 우매함이 얼마나 부끄러운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가십을 좋아하고 활용하는 그릇된 힘

1984년 한 국가(그게 "한국")를 상대로 했던 지상 최대 사기사건, 유리깰라??의 초능력 방송은 이를 증명합니다. 언젠가 이 일을 두고 그 사기성에 대한 내용의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내용 중에 당시 일어난 전국 각지에서 일어났다고 한 모든 유리깰라와 같은 초능력의 재현은 분위기에 휩싸여 만들어진 자기 최면 상태의 거짓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람이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이고 또한 간사한 것인지...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http://midgie.list.co.uk/article/16386-uri-geller/, 일부 편집수정

▲ 유리깰라인가?? 인가라고 하는 사기꾼의 숟가락 꺽기 눈 속임 장면



그때 저도 역시 전국민적 최면 속에 휩싸여 그 거짓 초능력을 발휘했던 부끄러운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숟가락을 휘고, 형광등을 만져서 켜고 -.-;  이런 것을 두고 커밍아웃이라고 하나요? 아니, 전 고백을 하는 겁니다. 그 부끄러움을...

물론 지금도 허황된 초능력을 믿는 부류들이 적잖이 있는 것 같습니다. 초능력의 진정한 실체는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거짓된 손놀림에 놀아나고 있는 모습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듣자 하니 지금도 저 유리깰라인지 뭐시깽인지 하는 xx는 자기의 고국 이스라엘에서 방송을 통해 초능력 후계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쩌면 이제는 그를 믿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허본좌를 보듯 그렇게 재미로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워낙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또한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으니... 또 어떤 시각과 생각으로 보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케이블 TV에서 달마대사의 그림을 가지고 무슨 기(氣)가 나온다는 등 어느 대학 교수와의 우습지도 않은 실험 장면이 방송되면서 한때 달마대사 그림이 무슨 마법과 같은 것으로 유행했던 일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http://www2.kenyon.edu/Depts/Religion/Fac/Adler/Reln360/syl360.htm, 일부 편집수정

▲ 방송의 힘을 입어 한때 집안에 두어야 할 소장품으로 유행했던 달마도



아직까지도 세상이 온전하지 못하여 연약한 마음의 사람들은 항상 상상을 초월한, 그 말도 되지 않는 가십거리에 너무도 어이없이 빠져드는 듯합니다. 방송에서 트릭을 초능력처럼 연출하는 경우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믿게 되는 것을 보면.[각주:2]

시간이 조금 지나서는 그러한 일련의 사기성을 알게 되고 적잖이 분개도 하지만, 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초자연적인 현상이라는 추상적이고 신비한 이야기와 연출로 치장된 새치 혀의 놀림에 사람들은 적잖이 열광하거나 긴장하며, 한편으론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쾅!~하고 결정적인 어떤 계기가 만들어지면 엄청난 사기는 순간 실체가 되고 불쌍한 대중은 그렇게 신봉하게 됩니다. 황우석 사태가 그랬죠.

더 우스운 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게 되면 항상 그 중심에 있던 인물들 중에는 자신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왜곡된 믿음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은 모른 채 하며, 뻔뻔하게도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일련의 일들이 진행되면서 자신은 항상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는 둥 마치 자신은 양심적이고 또한 피해자 임을 자처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또 2012년 지구 종말에 대한 이야기기 흘러나왔고 저의 귀에도 들려왔습니다.

그런 가십을 믿지 않기에 굳이 그 내용을 찾아보진 않았지만, 보려고 하지 않아도, 들으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그 예언의 실체는 앞서 언급했던 그러한 류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 보입니다. 이번 역시 우습게도 노스트라다무스 1999년 예언의 실체라는 그럴듯한 해석을 덧붙이고 있더군요.

▲ Lost Book Of Nostradamus DVD Front Cover



예언 같은 지구의 종말은 없다

정말 100년도 쉬 살아가지 못할 우리네 인간의 운명이란 그렇게 현실과 초현실을 오락가락하며 가짜를 진짜로, 진짜를 가짜로 서로 뒤죽박죽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건가라는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저희 아버님께서는 종종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인간이 몇백 년을 살던가... 전생을 기억하며 두 번 이상의 삶을 살아간다면, 지금과 같지는 않을 거라고... 정말 저희 아버님의 말씀처럼 그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제가 볼 때는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먼저 죽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이러한 대규모적인 지구의 종말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잘(?)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제 생각엔 그 지구의 종말보다 그냥 사람과 세상에 치어 몇몇 사람들이 때와 장소를 달리하며 죽어갈 지언...

아~ 이건 저의 예언이라고 해도 될 듯하군요. ^^


어린 시절 정말로... 정말로 재밌게 보았던 TV만화였습니다. 물론 그 당시는 그것이 일본 만화인지는 생각하지도 못했고 더더욱 미야쟈키 하야오라는 만화작가의 이름은 알지도 못했지만... TV에서 "미래소년 코난"을 방영하던 날이면 그것을 보려고 TV 앞에 앉아 있던 기억... 그때 그 시절의 분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기억하시는지...
미래소년 코난이 방영할 매회마다 서두에 보여줬던 도입부의 내용... 핵전쟁에 의하여 지구가 멸망하게 되었다는 프롤로그... 
그 해설자가 안내하던 이야기의 대본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서기 2008년 7월 인류는 전멸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핵무기를 훨씬 능가하는 초자력 무기가 세계의 절반을 일순간에 소멸시켜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미래 소년 코난에서 말한 지구가 멸망했다는 시점은 2008년 7월입니다.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http://urin79.com/zb/582466, 일부 편집수정

▲ 미래소년 코난의 도입부분 해설장면


미래 소년 코난이 만들어진 지 30년이 훌쩍 넘게 흘렀으니... 그 당시에 30년 후의 모습은 지금으로부터 앞으로 바라볼 30년의 미래와 다를 바가 없었을 겁니다. 더구나 냉전의 상황으로 항상 대규모의 전쟁이 세상을 휩싸고 있는 당연한 분위기였으니까요.

어쨌건 미래 소년 코난의 기준으로 보자면, 우리는 이미 지구가 멸망한 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재밌는 사실 아닌가요? ^^

여튼 다시 한번 예언하건대, 우리가 보고 듣는 그런 가십류의 지구 멸망은 없을 겁니다.
적어도 다가올 2012년만큼은!


※ 본 글은 "기 발행 포스트 재정리를 위한 비공개 전환 공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전 운영했던 블로그 텍스트큐브의 서비스가 중단됨에 따라 티스토리로 이전을 하게 되면서 개인 도메인을 사용하기 전 발행했던 포스트들의 소실된 링크 등 문제를 개선함과 동시에 지난 포스트들을 새롭게 정리하는 차원으로 기존 발행했던 일부 글 내용을 수정하여 재발행하는 포스트입니다. 보시는 분들의 넓은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 최초 발행일 : 2009. 12. 18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실 수 있도록 추천 부탁드립니다.

                                                                                                             


  1. 예수가 세상을 심판하기 위하여 재림할 때 구원받는 사람을 공중으로 들어 올리는 것. [본문으로]
  2. 위정자와 졸부들이 방송을 요리하고자 하는 목적도 이런 이유가 적지 않을 것이고, 이를 바라보며 우려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또한 마찬가지일 것. [본문으로]





Share |

{ ?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BLOG main image
디지털리스트 hisastro
디지털 세상은 나눔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치 사람人이라는 글자처럼... 따끈따끈한 디지털 기기처럼 따스한 마음으로 함께하고자 합니다.
by 그별

카테고리

Blog 칸칸 (2087)
디지털이야기 (885)
생각을정리하며 (366)
내가엮는이야기 (11)
타임라인 논평 (80)
좋은글 (42)
짧은글긴기억... (136)
기능성 디자인 (154)
아이작품들 (36)
맞아 나도그래 (13)
사회복지정보 (27)
그냥 (238)
제안서 만들기 (97)

달력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get rssget rss Tistory 디지털hisastro rss

따끈한 포스트를 배달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