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함께 일을 했던 사람 중에 툭하면 "임펙트 있게"를 외쳤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뭔 그리 충격을 주고 싶었나 몰라도... 임펙트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어찌나 입에 달고 살던지 그게 전염이 되어 한동안 저 역시 그 "임펙트 있게"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보면 이런 류의 모습들이 적지 않이 보입니다.
뭔가 대단해 보여야만 하고, 특별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실제적으로 아주 좋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순간 그럴싸해 보이고 그럴듯하다고 느껴질지는 몰라도 그 기운이 오래가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때때로 붐이 일어나서 다수의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 어떤 사업에 대해 돈 좀 있거나 그럴만한 힘을 지닌 쪽에서 임펙트 있게 다가섭니다. 얼마면 되는데? 하면서...
말은 투자라고 표현하며 그렇게 기업을 인수합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그 사업이 갖는 원천적인 힘에 대해서는 그리 중요하다는 걸 생각하진 못합니다. 순간적으로 숫자는 커졌을지 몰라도 거품인 겁니다. 실제 국내 모 기업 중에는 (외국의 사례를 많이 봐서 그랬는지) 인터넷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많은 기업들을 사들이고 합병을 진행했습니다. 그 순간은 이슈가 되기도 하고 말 그대로 임펙트 있는 듯 보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처음에 시끌벅적 임펙트 운운하던 모습과는 정 반대로 합병하기 전 모습 그대로.. 아니 그 보다 못한 모습이 되고 맙니다. 최소한 수리적으로라도 분명히 1 + 1 = 2가 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게 이상합니다. 그러나 그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관심이 집중되고 부각되어 인수하게 된 그 사업의 궁극적 실체는 그 사업을 추진했던 사람들에게 있는 건데, 그 "사람"이 배제되었던 겁니다. 그저 껍데기 이름만 가져오면 되는 것이 아닌데... 임펙트만 생각하다 보니 이슈가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지속 가능한 에너지인 사람이 없으니 도루묵이 되지 않을 리 만무했던 거죠.
좋은 사업이 만들어지는 건 "1(하나)"이 "1(하나)"과 만나 상호적인 효과가 만들어지고 이를 지켜보는 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서로 융합됨으로써 오래도록 지속 가능한 힘이 생기는 건데, 그 간단한 원칙은 모르고 그저 소리만 크면 되는 줄 알 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없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임펙트가 아니라 이펙트였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 이 부분에서 잠시 효과라고 하는 주제의 연장선에서 어떤 영향에 의한 기적을 보여준 상징적인 실제 사례(아래 사진)를 말씀드리고 이야기를 전개할까 합니다.(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는 내용입니다만...)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1995년 10월, 미국 메사추세츠 주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조산아 쌍둥이 자매 카이리와 브리엘르. 건강 회복을 위해 두 아기 모두 인큐베이터로 옮겨졌지만, 동생 브리엘르는 혈압, 맥박, 호흡, 체온 등 모든 수치가 위험한 상황으로 죽음 직전까지 이르렀습니다. 의료진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치료 방법들을 동원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한 의료진들은 마지막으로 동생의 침대에 건강한 언니 카이리를 함께 뉘었습니다. 그러자 건강한 언니 카이리가 엄마 뱃속에서 하던 행동처럼 아픈 동생의 어깨를 작은 손으로 감싸 안으면서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언니 카이리의 손길이 닿고 난 후 동생 브리엘르의 심장은 안정을 되찾았으며, 모든 수치들이 급속히 정상수치를 향해 움직였고, 브리엘르의 건강이 빠르게 회복되어 갔던 겁니다.
▲ 의식조차 없어도 생명의 교감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준 Kyrie & Brielle jackson 자매
그가(예전 제가 알던) 말한 "임펙트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지금 생각하면, 그리 깊게 생각하고 했던 말은 (실제로도 생각이 깊은 인물이 아니었는데... 겉으론 뭔가 있어 보이는 것을 참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솔직히 그게 더 큰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더더욱 큰 문제였을 겁니다.
다행히 그렇게 말했던 제 주변의 그가 그렇게 영향력 있거나 대단한 인물(?)은 아니었으니 개인적으론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둘러보면, 주위에 그러한 표현을 별생각 없이 아주 그럴듯한 좋은 표현 인양 사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은 정말 우려스럽습니다.
아니 말 그대로 충격을 줘서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본 말의 뜻이 그 충격을 주자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임펙트 있어야 한다는 건 궁극적으로 상대에게 뭔가 대단하다고 느끼도록 하겠다는 점에서 그리 잘못 해석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이런 말들도 합니다. 어느 누군가에게 연락이 와서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할 때는 그리 특별한 게 없어도 요즘 아주 재밌게 잘 지내고 일이 아주 잘 된다는 식으로 그럴듯하게 답변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답변하는 것의 주요한 이유가 상대에게 뭔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에서 거짓, 좀 심하게 표현하면 상대를 속이는 사기로 이어질 수도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건 문제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일 그냥 잘 지낸다는 표현이 상대에게 난 잘 지내고 있다는 안녕의 의미였다면 얘기가 달라져도 그런 경우라면 그럴듯하게 이야기하는 불필요한 표현들은 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결국 그 임펙트 있게 말한다는 건 내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표현하여 상대로부터 무언가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거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상대에게 충격을 줘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순수히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 가려고 하는 것의 또 다른 표현일 수 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말들을 듣는 생각 없는(더 정확히는 생각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이들이 그러한 이야기를 듣고 맞다고 맞짱구를 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아니 당장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어느 대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잘못된 방향을 제시하는 이러한 임펙트 류의 이야기들을 제대로 간파하고 올바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
▲ 임펙트(Impact) 보다 이펙트(Effect)이어야 함을 보여주는 우화 해와 바람 이야기
이제 서막이 오른 소셜 네트워크라는 기류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힘의 논리가 더 이상 힘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설령 아직 그것이 지금 당장은 힘이 있는 것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란 사실입니다.
단지 순간의 충격만으로 무언가 만들어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겁니다. 어떤 성과를 생각하고 그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진정성을 담고 열린 자세로 상호작용하면서 지속적인 효과를 생각해야 합니다.
충격이 아니라 효과와 순기능적 영향을 생각하는... 말 그대로 임펙트가 아니라 이펙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고맙습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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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소셜네트워크라는 개념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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