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포스트 스마트 기기에 대한 단상 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스마트 스피커가 포스트 스마트 기기가 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앞서 지적한 여러 문제들이 얼만큼 거부감 없이 사용자들 속에 스며들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포스트 스마트 기기로 생각했던 웨어러블이 아직껏 크게 재미를 보질 못했던 경험에 비춰 흐름을 선도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도 이 부분은 간단히 넘길 사안은 아닐 겁니다.

다만, 스마트폰까지는 그것이 익숙하고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던 이들과 달리 스마트 스피커는 디지털 자체가 생소했던 이들까지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유리한 면이 없지 않다고 봅니다. 또한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볼 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더욱 완성도 높은 사용자 경험을 갖게 할 것이라는 점도 그 저변 확대의 가능성을 한 층 높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을 통해 경험했던 기술의 진보는 그대로 스마트 스피커로 이어지며 문제로 인식되던 사항들을 해결하거나 거부감을 희석시키게 될 것이라는 점도 충분히 예상되는 시나리오입니다. 이를 테면 이런 것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표면적인 사생활 보호 문제 해결을 위해 이어폰을 통해서 또는 기술이 더 발전한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생체칩 이식으로 사용자에게 결과를 전달하고, 인공지능이 활용할 개인정보 역시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다던가 제도적으로 개인정보가 인공지능 시스템에서 그 사람이 누군지는 식별할 수 없도록 조치할 수도 있을 겁니다.

기술적 측면으로는 단지 스마트 스피커라고 하는 외형적 특성에 머물지 않을 겁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각종 스크린 도구 또는 구글 글라스와 같은 스마트 안경과 연동 또는 접목함으로써 한층 더 스마트한 기능을 수행하고, 더 나가 홀로그램 기능 탑재와 휴대할 정도의 크기로 작아져 완전히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다다르게 되는 단계까지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형태에 지금껏 제대로 꽃 피우지 못한 웨어러블의 진화가 대기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뭐~ 이미 스마트 스피커가 스피커의 이름만 붙었을 뿐이지 생활 전반의 제어 역할을 하는 허브시스템 개념으로 접근되고 있기도 하죠.

결국 스마트 스피커는 단지 흐름의 한 가지 형태일 뿐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진화해 갈 방향은 더 편리하고 활용도 높은 쪽으로 인공지능이 구현될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구요. 포스트 스마트 기기는 스마트 스피커로 시작되지만 그 끝은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는 얘깁니다.

이제 포스트 스마트 기기로서 스마트 스피커의 행보는 시작되었습니다. 아마존의 에코(Echo) 알렉사(Alexa), 구글 홈(Home)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애플의 홈팟(HomePod) 시리(Siri) 등등 흐름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내세운 스마트 스피커 외에도 국내 기업들 역시 스마트폰에서 이루지 못했던 주도권을 맛보기 위해 유사 제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분야에서만큼은 미국을 앞서겠다고 벼르고 있는 중국의 도전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는 사용자로서 즐거운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겠죠. 당장 구입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건 없겠지만 그렇게 하진 못하더라도 우선 관심을 갖고 지켜보다가 기회가 되었을 때 구입하여 인공지능 시대 그 서막의 흐름에 합류하겠다는 마음가짐 정도만 가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구입 가격이 조금 부담되지만 곧 저변의 확대에 따라 큰 부담 없는 수준이 될 테고, 그 성능은 더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