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름과 대세라는 건 의도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거스를 수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현재를 기준으로 보자면 인공지능과 로봇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표면적으로 현실에 직접적인 사안들을 제외하면 아마도 가장 관심을 갖게 하는 소재로 이만한 것도 없으니까요. 그러나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속을 들춰보면 기술적 진보와 그 흐름의 가속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래서 파생되는 문제가 될 만큼의 오해도 적지 않습니다. 그건 자주 언급하곤 하는 이른바 오지랖이라고 하는 인간들의 성향으로 문제가 불거지기도 합니다. 아직 크게 문제 될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 면에서 결코 간단한 사안은 아니라는 겁니다.




참고로 오지랖의 뜻을 찾아보면 그 뜻의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그 의미는 왜곡된 감정이입을 뜻합니다. 즉, 인공지능이나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이 사람과 같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사람의 모습과 감정이 이입된 형태로) 인공지능과 로봇을 인식하는 데서 비롯되는 여러 가지 오류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 인식에 있어 양면성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감정이입이라는 것이 우리 인간들의 영역에서 볼 때 꼭 나쁜 것만은 아니거든요. 알 수 없는 인공지능에 대입함으로써 문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일 뿐이죠.




진짜 문제는 인류가 세상의 비밀(?)들을 많이 알아내고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미지로 남겨둔 것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인공지능의 대두에 따라 많은 이들이 인지하게 된 의식의 문제도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우린 아직 의식이 무엇인지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의식을 말하고 논하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마저도 사람의 시각으로 판단하고 정의하는 건 너무 앞서간 게 아니냐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그러한 성향이 그냥 하루아침에 사라진다고 할 수도 없고, 인위적으로 그러지 말자고 캠페인을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다행스러운 건 우려스러운 입장으로 표현된 그 오지랖 역시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고, 실제 따뜻함으로 다가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기준으로 보자면 얘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보통 상상하듯 정말 사람과 동일한 의식체계를 지니고 감정까지도 표현하게 될 것인지는 지금으로써는 확신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사람으로서 진정한 사람다움으로 바라보는 입장이라면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게 된다는 블록버스터 급의 영화 같은 상상과는 좀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마도 '로봇과 독거노인의 사랑'을 소재로 한 3D 단편 애니메이션 "가장 슬픈 이야기 - 체인징 배터리(Changing Batteries-The Saddest Story 3D Animation)"는 그런 사람들의 따스한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건 이를 제작한 제작진[각주:1]이나 이를 보고 감동한 사람들이나 같다고 봅니다.


이 영상을 본 후 저는 "인공지능이 정말 사람과 같은 의식을 지닐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건 어쩌면 영원히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겠죠. 하지만 지금도 일본에서는 로봇 강아지를 반려견만큼이나 생각하고 그들이 고장 난 것을 죽은 것과 동일하게 믿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게 사람의 마음이겠죠.. 이 영상을 만든 이들도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고 그런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건 아닌가 싶습니다.


많이들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언제나 말하듯 아직 못 보신 분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보셨던 분이 다시 보더라도 그 감동은 덜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못보셨다면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잔잔한 감동과 함께 인간이 지닌 본질적 따스한 마음을 느끼게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1. 참고로, 본 영상은 말레이시아 멀티미디어 대학교(MMU)에서 제작하였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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