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흐름을 주도하는 쪽은 이미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를 받아들이는 쪽에서도 그리 마다하는 분위기는 아닌 듯합니다. 그 주인공은 스마트 스피커입니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GAFA라고 하는 4대 테크 기업(Google, Apple, Facebook, Amazon) 중 SNS만을 주력으로 하는 페이스북을 제외한(그렇다고 페이스북도 가만히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닙니다) 3개 기업이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했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이를 사람들은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스마트 기기로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얼마 전까지는 포스트 스마트 기기로써 여러 가능성들을 타진하며 그것이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는 알 수 없어도 봇(인공지능)에 기반할 것이라는 건 많은 이들이 예상한 바였습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앞선 기업들에서는 스마트 스피커를 선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다고 스마트 스피커의 출현이 당장 스마트폰 사용 감소로 이어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우선 스마트 스피커의 한계는 소리만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대중화 기간 약 10년, 데스크탑 OS 윈도우(Windows)와 맥(Mac)이라고 하는 그래픽 사용자 환경(Graphical User Interface, GUI)을 고려하면 거의 30년 가까이 비주얼(Visual)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없이 소리로만 반응하는 스마트 스피커에 만족할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죠.
그것만이 아닙니다. 스마트 스피커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성능이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은 아직 아니라는 사실도 그 한 가지 이유가 될 겁니다. 경험해 본 바로 클라우드에 기반한 인공지능이 아직까지는 아주 월등한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거든요. 실제 얼마 전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에코(Echo)는 TV 소리를 주인의 목소리로 잘못 알아듣고 물건 주문하여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사용자들이 거부감을 갖게 될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당장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스마트 스피커들이 스마트한 것은 개인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용자 자신보다 사용자를 더 잘 알 수밖에 없다는 점에 기인합니다.
이는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될 개연성 면에서 스마트폰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게다가 현재의 스마트 스피커는 소리로 답을 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 어떤 소리가 나올지 생각해보면 난감한 상상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건 더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죠.
더욱이 현재 스마트 스피커로 출시된 제품들이 할 수 있는 기능은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음성으로 명령하고 음성으로 결과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스마트폰에서 하듯 눈으로 먼저 살피고, 터치하는 과정을 거쳐 결과를 확인하는 것보다 말로 명령하고 답변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편리하고 신속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한 이유가 스마트 스피커를 차기 스마트 기기로 판단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출처: The Official Microsoft Blog
때문에 여러 부정적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스마트 스피커의 진화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그 흐름이 조금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그 본류의 흐름이 멈추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말이죠.
사실 스마트폰까지는 단일 기기에서 사용하는 용도가 주된 몫이었다면 스마트 스피커는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주변의 모든 디지털 기기와 연동하여 완벽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의 시대가 열린다고 하는 상징적 의미도 작지 않습니다. 분명한 건 기존 스마트폰에서 블루투스로 혹은 와이파이로 연결 사용하던 기기들의 용도와는 격이 다를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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